
한 성도가 자신을 CEO 교인이라고 불러달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자신이 1년에 크리스마스(Christmas)와 부활절(Easter)에만(Only) 교회에 가기 때문이라고 농담처럼 말합니다. 담임목사는 그렇게 교회 오게 되면, 끝내는 가짜(Fake) CEO교인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가짜 CEO교인’(Fake CEO Christian)이라는 표현의 F자는 장례식(Funeral)에서의 F자를 빼서 가짜(Fake)를 만들어 넣어 농담처럼 하게 된 것입니다. 그 충고를 들은 CEO교인은 가짜(Funeral) 교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 성탄절과 부활절을 비롯해서 매 주일예배를 신실히 드렸고, 그 성도가 별세했던 마지막 해에는 장례 예배가 마지막이 되었지만, 그는 가짜(Fake) CEO교인이 아닌 진짜(Faithful) 성도가 되어 참된 신앙의 본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인생 가운데 어디에 소망을 두고 살아갈까요? 꿈의 방향은 어느 쪽이며 소망의 정도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요?
몽골선교사 자녀로 오디션 프로그램인 K팝 스타 시즌2에서 ‘악동 뮤지션’이라는 그룹의 맴버로 우승을 하며 가요계에 데뷔한 이찬혁은 2022년에 다음과 같은 제목의 노래를 발표했습니다.
‘장례희망’
어린 시절 무슨 직업을 가지고 살고,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를 희망사항을 적는 것을 ‘장래희망’이라고 하는데, 가수 이찬혁은 ‘어떻게, 무엇을 위해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장례희망’이라는 제목으로 노래를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그의 노래 가사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아는 얼굴 다 모였네 여기에, 한 공간에 다 있는 게 신기해.
모르는 사람이 계속 우는데 누군지 기억이 안 나 미안해.
종종 상상했던 내 장례식엔 축하와 환호성 또 박수갈채가 있는 파티가 됐으면 했네
왜냐면 난 천국에 있기 때문에.
국가 전쟁과 문명의 충돌, 이상기후와 경제적 침체, 비상 계엄령의 충격과 사회적 갈등과 세대의 반목은 2025년의 새로운 해를 맞이함에도 불구하고, 어둔 밤의 연속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향한 장래희망을 꿈꿔야 하는 세대 조차도, 더욱 깊어지는 양극화와 사회전반의 다양한 곳에서 발생하는 사회문화적 문제들 속에서 내일이 아닌 과거의 그늘진 것만 끌어안고 오늘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의 긍정적 장래희망이 아닌 죽음과 어둠을 가슴에 품고 장례희망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시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안에 시편의 말씀은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시편 78:7)는 새해의 메시지를 줍니다. 어쩌면 지금의 가장 짙은 어둠은 곧 새로운 소망의 빛을 비추는 시작이 될지 모릅니다. 존 오트버그 목사는 “어두운 밤은 하나님이 시작하신다”고 말합니다. 죽음과 암흑의 경험은 곧 하나님의 새로운 소망의 때를 기다리게 하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성탄절과 부활절에만 교회를 가던 성도가 인생의 마지막 해에는 장례식까지 포함해서 3번 교회에 가게 될 것이라는 충고에 신실한 신앙의 삶을 회복했던 것처럼, 어둠과 죽음의 시간은 도리어 참된 영성을 되살리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미래의 장’래’희망이 아닌 죽음의 장’례’희망을 노래하는 가사 속에서 지은이는 “종종 상상했던 내 장례식엔 축하와 환호성 또 박수갈채가 있는 파티가 됐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왜냐하면 우리는 천국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장례희망이 진짜 장래희망이 되는 이유는 그 안에 천국의 소망이 있고, 우리의 비전이 하나님께로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소망을 두십시오. 가장 희망을 찾을 수 없는 이 순간 속에서도 오직 하나님께만 마음을 두고 빛이 비춰질 그때를 사모하십시오. 그럴 때마다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으로부터 ‘소망’을 풍성하게 하는 역사를 맛보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2025년 1월 1일
연동교회 위임목사 김주용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