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2017년 12월 31일


마침표란 문장의 끝맺음을 나타내는 부호를 통틀어 일컫는 말입니다. 말을 한자어로 ‘종지부’(終止符)라고 합니다. 마침표를 찍었다는 것은 한 문장이 매듭을 지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언어에서 마침표를 온점(.)으로 씁니다. 그러나 세로글씨를 가진 중국어나 일본어 등에서는 마침표를 고리점(。)으로 썼으나 최근에는 가로글씨나 세로글씨에 구분이 없이 온점으로 씁니다. 오래전 우리나라가 세로글씨를 사용할 때 마침표로 고리점을 쓰기도 하였습니다. 마침표란 반드시 문장의 끝맺음을 나타내는 부호로 사용된 것은 아닙니다. 삶이나 특정한 사역을 마감하였을 때 마침표란 용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흔히 ‘삶의 마침표를 찍었다’. ‘사역의 마침표를 찍었다’, ‘논란의 마침표를 찍었다’.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등으로 마침표란 용어를 사용합니다. 이와 같은 뜻으로 ‘종지부를 찍었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마침표를 찍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한 단원이 끝이 나고 획을 그었다는 의미입니다. 삶이나 사역을 마감하였다는 것은 하나의 보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마침표를 찍었다는 표현은 삶이나 사역이 성공적으로 장식되었을 때를 일컫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성경에는 마침표가 없습니다. 성경이 기록된 고대 히브리어와 헬라어는 현대어와 같이 발전된 언어가 아니었습니다. 히브리어로 기록된 구약은 모음도 띄워쓰기도 없는 책입니다. 그런데 후대에 모음인 점과 막대기를 ‘마소라학파’들이 표기하였습니다. 헬라어로 기록된 신약도 보편적이라는 의미를 가진 ‘코이네’라 불렀는데 모음은 있지만 띄워쓰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성경이 기록된 고대 히브리어나 헬라어는 마침표와 같은 부호가 있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한글 성경도 이와 비슷합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개역 성경이 번역된 것은 1890년대였습니다. 오늘날의 개역성경으로 개정되어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입니다. 이 전까지 한글에는 마침표와 같은 구두점을 사용하지 않았고 1900년대 이후 서서히 부호가 사용되었고 현대와 같이 마침표 등 부호를 사용하게 된 것은 1960년대 이후였습니다. 그래서 성경에는 마침표가 사용되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의 흐르는 시간 속에서 역사의 마침표를 하나 찍는 날입니다. 그러나 성경에는 마침표가 없듯이 우리의 영적 삶에는 마침표가 없습니다. 이 땅에서의 마침표를 찍는 날이 또 다른 나라에서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우리가 찍어야 할 부호는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입니다.